<正歌의 감동이 만들어낸 드로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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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드로잉, Color pencil on papaer, 30x30cm, 2010 |
아르코미술관 '이수경의 헌신' 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설치미술작가 이수경(47)은 지난해 겨울 한 미술 전시 오프닝에서 보컬리스트 정마리(35)가 부르는 정가(正歌)를 듣고 큰 감동을 받았다.
정가는 옛 시를 노래로 부르는 우리 전통 성악곡의 일종이다. 길게 늘여 부르는 특성 때문에 듣는 이에게 가사는 들리지 않고 목소리의 울림만이 들려 독특한 느낌을 전하는 정마리의 정가 매력에 푹 빠진 이수경은 정가의 매력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그냥 무심히 들었는데 갑자기 심장이 미칠 듯이 뛰기 시작하더라고요. 공연 뒤에 졸라서 정가를 배우기 시작했죠. 점차 귀가 열리던 중 '이렇게 아름다운 걸 나 혼자만 듣는 것보다 많은 사람에게 전달할 수 없을까' 생각하던 차에 정마리의 정가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약속해버렸죠."
이수경의 헌신은 드로잉을 통해 이뤄졌다. 작가는 이후 1년간 정가와 스타바트 마테르(Stabat Mater ) 같은 성가(聖歌), 이슬람 경전을 낭독하는 소리, 범패 등을 들으며 매일 드로잉을 했다.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지난 17일 시작한 '정마리의 정가, 이수경의 헌신' 전은 1년간 계속된 이수경의 헌신이 낳은 결과물을 보여주는 자리다.
종이에 색연필로 그린 '매일 드로잉'에는 종교적인 느낌과 만화적인 느낌이 드는 인물과 함께 의미를 알 수 없는 도상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이를 두고 "음악을 들으며 내가 모르는 저 마음 밑바닥의 무언가가 표현한 것"이라고 말한다.
전시장에는 160여 개 드로잉 작업이 벽을 따라 수평으로 전시돼 있고 중간 중간 설치된 4개의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작가가 음악을 들으며 작업했듯이 관람객들도 스타바르 마테르와 한국의 정가를 적용해 새롭게 만들어진 음악들을 들으며 드로잉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의 원천이 된 정마리의 정가도 들을 수 있다. 미술관 1층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전시 기간 매주 금.토요일에 정마리가 직접 정가를 들려준다. 어두컴컴한 공간의 한쪽 벽을 길게 뚫고 그 안에 빛으로 가득 찬 공간으로 꾸민 무대에 앉아 노래하는 정마리의 모습은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듯 신비로운 느낌을 풍긴다.
공연이 없는 날에는 공연 영상을 바라보며 무선 헤드폰을 쓰고 정가를 들을 수 있다.
전시는 내년 1월23일까지. 전시 관람료 2천원, 공연 관람료 1만원. ☎02-760-48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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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리스트 정마리 |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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